
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(현지시간)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한미 간 별도 협정 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.
위 실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“호주의 경우 미국 원자력법 91조에 따른 예외를 부여받았고, 그러려면 양자 간 합의가 따로 필요하다”며 “우리에게도 그게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협의해보겠다”고 말했다.
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(123 협정)은 핵물질의 군사적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, 핵잠 건조를 위해서는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별도 협정이 필요한 상황이다.
위 실장은 핵잠 건조를 위한 한미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“우리 쪽은 대비하고 있고, 미측 대비를 파악해보겠다”며 “협의체를 이슈별로 만드는 것까지 얘기가 된 건 아니지만, 협의를 촉진하는 방법을 강구해보겠다”고 설명했다.
위 실장은 이번 방미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 포함된 한국의 우라늄 농축,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, 핵잠 건조 등의 신속한 이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.
위 실장은 “(한미정상회담 합의 이행에) 정치적 비중을 실어주려면 고위급 대화가 있는 게 좋겠다 싶어 방미했다”며 “안보 사안도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관여해야 진척이 빨라진다”고 강조했다.
위 실장은 이번 방미에서 남북·북미 대화 문제도 다룰 계획이다. 그는 “이 문제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보려 하며, 유엔과도 접촉해보겠다”고 말했다.
이어 “미국의 여러 동맹 중 한미 동맹에 괜찮은 분위기가 형성된 건 사실”이라며 “기회라면 기회인데,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북한 관계도 잘 풀어나가야 하고, 그러려면 한미 간 조율·공조가 중요하다”고 강조했다.
북한 이슈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“꼭 밀려났다고 보지 않는다”며 “그동안 주변 주요국과의 관계 안정에 진전이 있었고,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진전을 기해보겠다는 취지”라고 설명했다.
위 실장은 18일까지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,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난 뒤 뉴욕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.
그는 “이번 사안의 경우에도 한미 협의 건에 대해 NSC에서 논의가 있었다”며 “굉장히 긴 논의와 많은 토론을 거쳐 정리됐다”고 덧붙였다.
박지혜 기자 bjh@bntnews.co.kr





